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에서는 그림을 보고, 음악을 들으며, 시를 음미하고, 연극을 관람하는 순간, 작품 속에 재현된 것으로부터 예술적 추론을 통해 현실에 숨겨진 실체를, 실체의 본질을 깨닫고 놀라운 희열을 느낀다는 것니다. 그것이 추론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예술 감상과 창작의 핵심을 모종의 추론, 그리스 말로는 쉴로기스모스(sullogismos)라고 불렀습니다. 연극이라면 연출자의 의도가 숨어있고 관객 보고,듣고 느끼며 자신의 인식과 경험에 따라 의미를 얻게 되는 거조. 그리고 진리의 탐구와 증명의 추론과는 다른, 설득을 통하는 수사적 추론과는 다른, 예술적 추론, 그것이 예술의 창작과 감상에도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그것이 모든 즐거움 중에 가장 큰 지적 쾌감, 깨달음의 환희, 카타르시스를 낳는다고도 합니다. 어린왕자를 함 봅시다.
//참고 어린왕자-UTUBE//https://youtu.be/6iRHFkjJO8w?si=HPeSV-rV9dv_5xTb
“중요한 것은 눈에는 보이지 않는 법이야”라고 말하는 어린왕자를 우리는 압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란 대상의 ‘본질(l’essentiel)’을 새긴 말이고, 예술가는 본질을 가리는 잡다한 것들을 제거하고 오직 그 본질만을 작품 속에 깨끗하게 재현하려고 애쓴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것을 미학적으로 접근합니다. 강조하기와 명료화입니다. 작가의 노력(피와 땀, 그리고 눈물)으로 얼룩진 각고의 고통속에 정교한 예술적 추론이 깃들고, 이렇게 태어난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들은 다시 자신만의 추론을 통해 작품에 구현된 사물의 본질을, 현상의 비밀을, 깨닫고 기뻐하는 것이조. “아, 이속에 있었던 것이 이것이로구나!” 하고 깨닫게 됩니다. 이제 우리는 본질을 볼 시간에 도달한 겁니다.
본론으로 들어가 봅시다. 3막구조속에 숨겨진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시작과 끝 그리고 그중간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시드필드의 3막속에 숨겨진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현대 영화 시나리오 작법의 대표적인 모델인 시드 필드(Syd Field)의 3막 구조는 고전적 극작 이론의 초석인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기본으로 하며 모두 이야기 구성에 대한 중요한 이론을 제공하지만, 시대적, 문화적 배경의 차이와 매체의 특성으로 인해 여러 가지 차이점도 존재합니다. 이 글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과 시드 필드의 이론을 비교하여 그 차이점과 유사점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서 드라마, 시나리오에 대한 관점을 세워봅시다.
1)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은 기원전 4세기에 쓰여진 것으로, 주로 비극의 구조와 목적에 대해 논의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비극을 통해 관객이 '카타르시스'(정화)를 경험하도록 하는 것을 주요 목적으로 삼았습니다. 그의 비극 이론의 핵심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 플롯(Plot, μύθος):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롯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보았습니다. 플롯은 사건의 구조와 배열을 의미하며, 비극의 핵심입니다. 그는 플롯을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누었는데, '복합 플롯'과 '단순 플롯'입니다. 복합 플롯은 인식과 반전 같은 요소가 포함되어 있어 더 복잡한 서사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 캐릭터(Character, ἤθος): 비극의 캐릭터는 그 행동을 통해 플롯을 이끌어 나갑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캐릭터가 도덕적으로 일관성이 있어야 하고, 그들의 행동이 플롯을 합리적으로 진전시켜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 주제(Theme, διάνοια): 주제는 비극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나 교훈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주제를 명확히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 언어(Diction, λέξις): 비극에서 사용되는 언어는 문체와 표현의 요소를 포함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언어가 캐릭터와 상황에 맞게 적절히 사용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음악(Melody, μέλος): 음악은 비극의 감정적 영향을 강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 시각적 요소(Spectacle, ὄψις): 시각적 요소는 무대 장치와 연기 등 물리적 표현을 포함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것이 비극의 감정적 효과를 증대시키는 보조적 요소로 보았습니다.
2) 시드 필드의 3막 구조
시드 필드의 3막 구조는 현대 영화 시나리오 작법의 기본 틀로 널리 사용됩니다. 필드는 영화의 구조를 세 개의 막으로 나누었으며, 각 막에는 특정한 기능이 있습니다.
- 제1막(Setup): 이야기의 시작 부분으로, 주요 캐릭터, 설정, 갈등의 단서가 소개됩니다. 보통 첫 30분 동안 이루어지며, 주요 사건(Inciting Incident)이 발생하여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전개됩니다.
- 제2막(Confrontation): 이야기의 중간 부분으로, 주인공이 주요 갈등에 직면하고 여러 장애물을 극복하려고 노력합니다. 이 막은 보통 가장 길고, 갈등이 고조되는 부분입니다. 제2막의 중간에 '중간점(Midpoint)'이 있어 이야기가 새로운 방향으로 전개됩니다.
- 제3막(Resolution): 이야기의 결말 부분으로, 갈등이 해결되고 이야기가 마무리됩니다. 클라이맥스가 이 막에 위치하며, 모든 갈등이 정점에 달하고 해결됩니다.
3) 차이점
- 시대와 목적의 차이: 아리스토텔레스는 주로 고대 그리스 비극을 분석하면서 비극을 통한 카타르시스를 주요 목적으로 삼았습니다. 반면 시드 필드는 현대 영화 시나리오의 효과적인 작법을 가르치는 데 중점을 둡니다.
- 구조의 단순화: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은 보다 철학적이고 복잡한 개념을 포함하고 있으며, 다양한 요소가 상호작용하는 방식에 중점을 둡니다. 필드의 3막 구조는 보다 실용적이고 간결하게 설계되어 작가들이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습니다.
- 매체의 특성: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은 연극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필드의 구조는 영화라는 시각적 매체에 맞추어져 있습니다. 영화는 시각적이고 청각적인 요소가 강하며, 빠른 전개와 명확한 구조가 중요합니다.
- 중요 요소의 강조: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롯을 최우선 요소로 보고, 그 다음으로 캐릭터와 주제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반면 필드는 사건의 흐름과 전개를 중요하게 여기며, 각 막의 역할과 기능을 강조합니다.
4) 유사점
- 구조적 중요성: 두 이론 모두 이야기의 구조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와 필드 모두 구조가 잘 짜여진 이야기가 관객에게 강한 영향을 미친다고 봅니다.
- 전개와 갈등: 두 이론 모두 이야기가 시작, 중간, 끝으로 명확히 나뉘며, 각 부분에서 갈등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비극에서도 갈등과 그 해결이 중요한 요소이며, 필드의 3막 구조에서도 갈등이 이야기의 중심을 이룹니다.
- 감정적 반응: 아리스토텔레스는 비극이 관객에게 카타르시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필드는 영화가 감정적 반응을 유도해야 한다고 봅니다. 두 이론 모두 감정적 연결을 이야기의 중요한 요소로 간주합니다.
- 변화와 발전: 아리스토텔레스는 인물의 변화를 중시하며, 특히 '페리페테이아'와 '아나그노리시스'를 통한 변화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필드의 구조에서도 주인공이 중간점과 클라이맥스를 통해 변화를 겪고 성장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5) 결론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과 시드 필드의 3막 구조는 이야기 구성에 대한 두 가지 중요한 접근 방식을 제공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고대 그리스 비극을 분석하면서 플롯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며, 그 이론은 철학적 깊이와 복잡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 시드 필드의 3막 구조는 현대 영화 시나리오 작법을 위해 설계된 실용적이고 간결한 모델로, 이야기의 전개와 갈등 해결을 중시합니다.
두 이론은 각기 다른 시대와 매체에 맞추어져 있지만, 이야기의 구조적 중요성, 갈등과 전개의 역할, 감정적 반응 유도, 인물의 변화와 발전 등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유사점과 차이점을 이해하는 것은 작가들이 각자의 매체와 목적에 맞는 효과적인 이야기를 구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